안녕하세요. 저는 사진을 통해 사람을 기록하는 사진관을 운영하는 정예은입니다.
Q. 하나님을 믿게 된 계기나 과정을 나누어 주시겠어요?
A. 제 인생에서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만한 큰 사건은 없었어요. 작은 일 하나하나가 모이면서 서서히 믿게 된 거죠. 저는 원래 모태신앙으로 어릴때는 왜 교회에 가야되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교회를 다녔어요. 그러다가 20살 때 재수를 하면서 처음으로 주일이 아닌 요일에 교회 오빠와 철야예배를 갔거든요. 예배를 마치면 불을 끄고 기도하는 시간에 무슨 기도를 해야 할지 몰라서 민망한 상태였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당시의 답답함이 눈물로 나왔던 것 같은데, 그때 사람들이 왜 하나님께 의지하는지 알게 됐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한 친구가 믿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어요. 교회를 그저 출석하는 개념으로 다녔던 제가 함께 신앙생활했던 친구의 성장을 보면서 어떻게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지 조금씩 배워온 것 같아요. 제가 너무 힘들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가까이 계시면서 힘을 주셨고, 그러면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커지고 삶에서 당신의 영역을 확장해 가셨던 것 같아요.
Q. 예은 작가님께 하나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A. 가장 든든하고 좋은 것만을 주시는 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의적절하게 내 삶에 있어 가장 적합한 것을 주시는 분이랄까요. 남편을 만나고 사진의 집을 열게 된 것도 제 노력이나 욕심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Q. 가장 좋아하는 찬양은 무엇인가요?
A. ‘행복’이라는 찬양을 좋아해요. 유튜버 조이라는 분이 부르신 영상으로 처음 찬양을 접했는데 지금까지 제게 있어 세상을 채워감의 의미는 물질에 불과했는데 이 찬양을 통해서 물질의 만족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사실 누군가에게 비난받을 때도 있고 여러 상황에서 인내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세상의 기준에서의 불편일 뿐하나님 나라에서는 행복이 될 수 있다고 느꼈어요. 실제로 이 찬양을 알게 된 후로 지켜내기는 어렵지만 더 많이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지금 ‘사진의 집’을 운영하고 계신데,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A. 원래 사진 관련 일을 하고 있었어요. 패션 포토그래퍼가 되겠다는 꿈이 있어서 패션 전문 스튜디오에서 3년 동안 어시스턴트를 했죠. 보그, 바자 같은 잡지를 촬영했는데, 요즘도 가끔 패션잡지를 보면 당시 밤낮없이 일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추억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몸은 힘들었지만 많이 배우고 경험했던 것 같아 뿌듯하고 그 시간을 버텨온 스스로가 대견하기도하고요.
Q. ‘사진의 집’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그럴 듯한 말로 이 공간의 의미를 한정짓거나 어려운 공간처럼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사진을 찍는다는 본질을 드러내는 ‘사진의 집’이라고 이름을 붙인다면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Q. ‘사진의 집’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2019년에 저한테 큰 변화가 있었거든요. 결혼해서 유부녀가 되고 스튜디오 어시스턴트에서 실장으로 진급하면서 고민도 많아졌어요. 그렇게 모든 상황이 바뀌면서 제 삶을 고민하게 되었고 하나님과 가정에 충실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사진의 집’이었어요.
처음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를 할 때만 해도 실장님처럼 유명하고 실력 있는 포토그래퍼가 되는 게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3년의 시간이 흐르고 직접 창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재미가 없는 거예요. 그때서야 크리에이터라는 일이 저한테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죠. 특히 현장은 엄청 바쁘고 정신이 없는데, 그 속에서 동기부여를 찾지 못하면서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어릴 때는 돈을 많이 벌고 싶었어요.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통장에 돈은 쌓여도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은 거예요.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게 사회생활을 하는 데는 좋지만 하나님 앞에 섰을 때는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내가 할 수 있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일을 찾은 결과가 ‘사진의 집’이었어요.
‘사진의 집’을 운영하면서 하나님께 바랐던 것은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만 벌게 해 달라는 거였어요. 유명세도 필요 없고 일상을 지내는데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만 수입을 만들어 달라는 거였는데, 한 달 수입을 정리하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이 드는 저를 보면서 부족함을 느끼곤 해요. 지난 달보다 수입이 적으면 어떡하지, 하면서 욕심을 내고 있더라고요.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계속 그 마음을 붙잡으려고 기도하고 있어요.
Q. ‘사진의 집’에는 특유의 빛과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사진을 찍을 때 작가님께서 정한 규칙이나 과정이 있으신가요?
A. 저 스스로의 약속은 ‘방문하는 분들을 편하게 해 주자.’, ‘사진의 집에서 보낸 시간을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라는 거예요. 인공적인 빛이 아니라 자연광을 쓰는 것도 이유가 있어요. 웃거나 잠깐 옆을 보거나, 혹은 같이 온 사람을 보는 짧은 순간을 찍으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조명을 쓰면 조명이 터지는 순간에 피사체가 자세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을 수가 없어요. 자연광은 햇빛이고, 햇빛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조명이잖아요. 그래서 사람을 더 예쁘게 담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새롭게 이전하는 공간에는 햇빛이 들지 않아 자연광만큼 따뜻한 빛을 담기는 어렵게 됐어요. 그렇지만 계속 조명을 연구해서 지금까지의 느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사진을 찍을 때 좋아하는 주제가 있나요?
A. 딱히 주제라고 할 것은 없지만 사람의 꾸미지 않은 모습을 찍는 것을 좋아해요. 말이나 행동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있거든요. 사진을 찍을 때는 그걸 담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람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있는 자세나 표정을 담아낼 때 뿌듯함을 느껴요. 이 사람이 잘 짓는 표정이나 자세를 잡아내는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는 편이죠.
Q. 작업을 하실 때 작가님만의 의식이나 습관이 있나요?
A. 원래 출근하면 무조건 성경을 읽고 일을 하려고 했는데 한 번도 실천을 못했어요. 책상 앞에 앉으면 당장 해야 할 일만 생각나고 급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반성이 많이 되네요. 다만 출근길에 찬양을 듣는다거나 출근 전에 하나님께 ‘오늘도 열심히 살고 출퇴근길을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오늘도 저와 함께해 주세요.’하고 기도를 하기는 해요.
Q. 추천하고 싶은 취미나 습관은 무엇이 있나요?
A. 매 순간 삶 속에서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해요. 기도 제목과 시간을 정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면 숙제 같아서 하기가 싫어지잖아요. 그래서 저는 일상에서 수시로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려 해요. 예를 들어 접촉사고가 나면 ‘하나님, 더 조심해서 운전하라고 경고를 주신 거죠?’와 같이 이야기하는 거죠.
Q. 쉐이커스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A. 쉐이커스는 다음 세대를 위해 섬기는 선교 단체에요. 큰 행사로는 1년에 2번, 자체적으로 행사를진행하기 어려운 미자립교회의 청소년을 위한 말씀 캠프를 주최하여 진행하고 있어요. ‘찾아가는캠프’라고 해서 국내 지방이나 일본, 케냐 등 해외로도 선교사역을 진행하며 총신대학교, 성서대학교에도 캠퍼스 지부를 두어 청년들이 신앙의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행사가 중단되었는데 하루빨리 모든 행사가 다시 진행되어 활기를 되찾기를 바라고 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선교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케냐를 다녀왔던 경험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2016년에 첫 번째 케냐 선교를 다녀왔고 4년 뒤인2020년 1월에 케냐 선교를 다시 다녀오게 되었는데 16년도에 느꼈던 현지 아이들의 태도와 지금분명하게 달라져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거든요. 앞전에 말했던 쉐이커스에서는 지속적으로 방문해서 길거리에 노숙하는 현지인 청소년들과 만남을 이어갔고 그 시간들을 통해 쉐이커스 청년들과현지 아이들의 유대관계가 형성되었던 것 같아요. 16년도 처음 저희가 만났던 아이들은 그저 행사를 열어주러 온 이름 모를 외국인으로만 저희를 대했다면 지금은 저희를 친구라고 말해줘요. 그리고 그 아이들을 케어해주는 John 목사님이 계시는데 그분 또한 아이들처럼 청소년 시기를 노숙하며 보냈던 분이세요. 그분이 하나님을 만나고 아버지라 고백하며 변화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현지 아이들이 저희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기도했던 시간들이 제 마음에 남아 선교적 비전을 품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Q. 예은 작가님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A. 제 기준은 ‘하나님’이에요. 어떤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제가 살아야 하는 방향을 정립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남의 흉을 본다면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한 것에 하나님께서 얼마나 마음 아파 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 아무리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라도 항상 은혜와 감사함이 넘치는 삶을 살 수는 없잖아요. 넘어지고 스스로가 너무 미천해 보일 때가 있는 게 인간인데,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도 은혜라고 생각해요. 모든 순간 잘 살 수는 없지만 제대로 못 살아낼 때도 다시 일어서야 할 기준이 되어 주시는 거죠.
Q. 사진 작업을 할 때 가장 좋아하는 과정은 언제인가요?
A. 저는 사진을 고르고 보정 작업을 하는 시간이 가장 좋아요. 찍는 순간은 긴장이 되어서 부담감이 크거든요. 누군가가 시간을 내어 제게 사진을 찍히러 찾아오는데 그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생각에 완전히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찍은 뒤에 작업을 할 때는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이기 때문에 저도 여유를 갖고 사진을 들여다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재미있게 작업을 하곤 하죠.
Q. 예술 활동을 할 때 가장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예술 활동 자체에 동기를 찾지는 않아요. 어린 나이에 사진이라는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걸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활용하자는 생각이 전부였죠.
그러다가 선교에 마음을 품게 되었는데 이 사진 기술도 결국 선교로 작정한 뒤로는 쓸모가 없다고생각했던 때도 있었고요. 그런데 요즘은 이것이 선교의 통로가 도리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진의집을 운영하다가 코로나가 종식되면 바로 훈련을 받고 선교를 나가고 싶었어요.
그렇게 그때를 기다리며 지내던 중에 지금 할 수 있는 선교적 활동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고민 끝에 한국에 들어와계신 선교사님의 사진을 찍어드리는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만난 한 선교사님께서 제가 찍어드리는 사진과, 함께 대화를 나누던 시간 동안 참 많은 위로를 받으셨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그게 제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죠.
선교사님께서 이제는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나라는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선교사로서의 삶을살기보다 지금 살아가는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증거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처럼 내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 도구로 사진관이 쓰임 받기를 원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그것이 저의 예술 활동의 동기부여가 아닐까?라고 말하고 싶어요.
Q. 인더비 인터뷰를 추천하고 싶은 크리스천 아티스트가 있나요?
A. 달빛마을이라는 유튜버분들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는 찬양을 들으면서 위로받는 때가 많은데 유독 달빛마을 분들의 찬양을 들으면 더 차분하게 가사를 듣게 되고 그게 제 마음에 위로가 되는 듯했거든요. 지금도 이미 유명하신 분들이지만 인더비 인터뷰를 통해 한 번 더 소개가 되어 많은 분들이 달빛마을을 알게 되고 그분들의 찬양을 통해 위로와 참된 평안을 얻기를 바랍니다.
인더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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